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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장비의 함정...

by 서랑 (瑞郞) 2014. 2. 15.

조난객들 가운데는 고가의 등산장비만 믿고 섣불리 산행에 나선 경우가 많다.

고어텍스 등산화나 두꺼운 다운점퍼만 있으면 혹한에 끄떡없다고 주장하는 등산용품 업체들의 광고에 현혹된 탓이다.

하지만 사용법을 모르면 고급 장비라도 오히려 독이 된다.

겨울 산에 오를 때 처음부터 두껍게 입는 건 금물이다.

경사를 오르다 보면 금세 땀이 맺히고 바깥의 추운 공기와 만나 얼어붙는다.

이 상태로 등산하는 건 대형 냉장고를 몸에 이고 가는 꼴이다.

초반부터 땀을 내며 체력을 소진시킨 데다 체온까지 떨어져 저체온증이 쉽게 올 수 있다.

저체온증이 오면 판단력이 흐려져 위급 상황에 대비한 장비를 챙겨오고도 필요할 때 활용하지 못한다.

한 번 떨어진 체온은 다시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체온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 가벼운 바람막이만 걸치고 올라가다 휴식을 취할 때 체온 유지용으로 두꺼운 점퍼를 입는 게 정석이다.

과시 목적으로 산에 오르다 위험을 자초하는 등산객도 많다.

일부 산악회 회원들은 출입이 금지된 구역에 들어가 사진을 찍은 뒤 동호회 카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자랑삼아 올린다.

얼마 전 얼어붙은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다 추락해 중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남들이 못 가는 데를 가고, 누가 빨리 정상에 오르느냐로 경쟁하는 잘못된 등산 문화 때문에 목숨을 위협하는 무모한 산행을 하게 된다.

단체로 불법 산행을 하다 조난된 일행 중에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좋은 경치 보겠다”며 무작정 따라온 사람들이 상당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