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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기공식을 치른 지 4년이 되는 날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2007년 7월 20일 오전 10시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행정타운 예정지에서 열린 행정중심복합도시 기공식에 참석, 세종시 건설의 역사적 첫 삽을 뜨셨습니다.
이날 대통령님은 “국민 여러분이 지어준 ‘세종’이라는 이름은 행복도시에 딱 맞는 작명”이라며 “창의와 혁신으로 우리 역사의 융성기를 이뤄내신 세종대왕의 위상에 걸맞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역점으로 추진한 세종시 건설사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2000년 9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내놓으면서 시작됐지만, 최근까지 8년간 두 차례의 헌법소원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참여정부는 2003년 말 연기․공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제출했고, 국회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듬해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고, 2004년 7월 헌법소원까지 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석달 뒤 ‘수도 서울은 관습헌법’이라는 해석과 함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참여정부는 2005년 1월 ‘16부4처3청’을 이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으며, 한나라당은 2005년 3월 이전 부처를 일부 축소하는 선에서 합의했습니다.
특별법은 2007년 입법예고됐으나 지방자치단체간 이견 등으로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조차 논의되지 못한 채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에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18대 국회 들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단일법안을 발의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이후에도 합의안을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행정도시를 반대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상황은 급변했고,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명되자마자 ‘세종시 수정안’을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다 2010년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참패 뒤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등의 세종시 이전 계획이 원안대로 오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정부에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하루 속히 대통령님이 꿈꾸었던 균형발전 정책의 결실이 맺어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2007년 대통령님의 연설을 다시 한 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님 축사 전문 (전체영상보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과 내외귀빈 여러분,
국가균형발전의 새 역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기공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영상물을 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찹니다. 개방적이고 시민친화적인 정부청사,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금강변과 전월산, 그리고 그곳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국민 여러분이 지어주신 ‘세종’이라는 이름도 아주 훌륭합니다. 행복도시에 딱 맞는 작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와 혁신으로 우리 역사의 융성기를 이뤄내신 세종대왕의 위상에 걸맞은 도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여곡절 많았으나 이제는 틀림없이 되는구나 확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대선공약에 대한 치열한 공방과 2004년 1월 신행정수도 특별법의 제정, 이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그리고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이르기까지 힘든 산고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틀림없이 되는 구나하는 확신이 듭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애써 오신 관계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국내외 전문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완벽한 도시 계획을 세우고, 정부와 주민이 대화하고 협력해서 1년여 만에 토지 보상도 마무리했습니다. 정책 집행의 모범사례라고 할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되어왔습니다.
그동안 입법에 협조해주신 국회에도 감사드립니다. 정부를 믿고 지지해주신 충남도민 여러분께도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이곳 주민 여러분께서는 생활터전을 옮기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행복도시의 첫 주민이 될 수 있도록 이주지원, 생활대책 등에 최선을 다해나가겠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가장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 될 것
국민 여러분,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도시 건설의 모범을 보여주는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건축, 환경, 교통, 정보통신, 문화,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담아낸 가장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우리의 건설 기술과 문화를 배워가게 될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나 호주 ‘캔버라’, 세계문화유산인 ‘브라질리아’보다 더 멋진 도시로서 국가의 품격을 높여줄 것입니다.
행복도시는 행복도시 그 자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도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을 바꾸고, 우리의 건축과 도시건설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입니다. 혁신도시, 기업도시 같이 새로 건설되는 도시의 모범이 되고, 기존의 도시들을 가꾸는 데에도 좋은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살기 좋은 도시가 경쟁력이 높은 도시입니다. 끊임없이 팽창하면서 덩치만 큰 도시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 역사가 조화를 이루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균형발전 정책을 가장 우선적인 국가정책으로 추진
국민 여러분,
참여정부는 균형발전 정책을 가장 우선적인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복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지역 개발 계획과 같은 공간 구조의 개편, 제도개혁, 재정지원과 더불어 지역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지역의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지방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전략산업을 육성해가고 있습니다. 누리사업을 통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수도권과 대덕을 제외한 지방R&D예산도 2003년 27%에서 올해 40%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R&D예산뿐만 아니라 지방의 전체 재정규모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특히 지방의 자율재원을 2003년 82조원에서 올해 111조 4천억 원으로 30조원 가까이 늘렸습니다. 또한 균형발전영향평가를 실시해서 모든 사업의 우선순위를 지방에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발전의 거점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행복도시에 이어, 10개의 혁신도시와 6개의 기업도시가 9월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갑니다. 이 도시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우리 국민에게 수준 높은 삶의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농촌 생태계와 공동체를 복원해 도시민이 찾고 은퇴자가 돌아올 수 있는 농촌마을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도시에서 농촌까지 우리 국민의 생활환경이 새롭게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단계 균형발전정책, 기업과 사람 지방에 모여들도록 만드는 정책
이제 중앙으로 집중되는 속도는 좀 줄여놓은 것 같습니다. 수도권 순유입인구가 2002년에 21만 명에서 2006년 11만2천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총생산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40년 넘게 심화되어온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단시간에 고쳐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강한 압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따라 참여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2단계 균형발전정책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법인세 경감 등 지방투자 기업에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주거, 교육, 복지, 의료 모든 면에서 살기 좋은 환경을 지방에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기업과 사람이 지방에 모여들도록 만드는 정책입니다. 올해 안에 입법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도권은 더욱 계획적인 관리 통해 새롭게 재창조될 것
국민 여러분,
균형발전은 지방만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수도권에도 큰 이익이 되는 일입니다.
수도권은 비워야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균형발전으로 수도권이 숨통을 틔게 되면 수도권은 보다 계획적인 관리를 통해 새롭게 재창조 될 것입니다.
서울은 균형발전과 용산기지 이전으로 비워진 공간을 넓고 푸르게 활용해 쾌적한 생활환경과 최고급 지식기반을 가진 매력적인 국제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천과 경기는 획기적인 규제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동북아물류·비즈니스 허브로 집중 육성될 것입니다.
행정수도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된 것은 안타까운 일
국민 여러분,
이처럼 균형발전이 수도권과 지방 모두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청와대와 정부, 정부 부처 일부가 공간적으로 분리되게 된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결과입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꼭 행정수도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정부부처는 모두 이곳으로 오는 것이 순리입니다. 또 그것이 효율적입니다. 청와대도 서울 시민에게 돌려주면 좋을 것입니다. 북한산 일대를 비워서 공원과 숲으로 가꾼다면 서울 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선후보들 행복도시 건설 균형발전 필요성 강조 다행스런 일
다행히 대선 후보들이 지금은 일치하여 행복도시 건설과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로 생각합니다. 다음 정부에서도 이들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으로 믿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그린 그림 위에서 언젠가는 이 세종시가 완전한 행정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 세계에 자랑할 만한 행복도시를 만듭시다. 국가균형발전을 성공시켜 우리 아들딸들에게 살기 좋은 국토, 더 번영된 대한민국을 물려줍시다.
다시 한번 행복도시 ‘세종’의 기공을 축하하며,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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