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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청년 실업률..일자리는 왜 사라졌을까?

by 서랑 (瑞郞) 2015. 1. 20.

2014년 12월, 청년 실업률이 9%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의 질도 나빠져 단기 계약직으로 취직한 청년 비중이 2008년 11.2%에서 단 6년 만에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 같은 최악의 청년 실업률에 대해 일부에서는 '중소기업에는 여전히 일자리가 넘쳐나는데, 우리 청년들이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3D산업을 기피하기 때문에 스스로 실업을 택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청년들의 탓으로 돌린다.

따라서 청년실업의 해법도 간단하다.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어 3D산업으로 가면 다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배운 경제원론에 따르면 모든 시장은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게 된다.

따라서 3D산업에서 일하려는 청년이 줄어들어 구인난을 겪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해지면 임금이 올라야 정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취직이 어려운데도, 3D산업의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

기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3D산업을 기피하는 청년을 욕하지 마라!     

2011년 11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서호주 지역 지하광산에서 일하는 제임스 디니슨(James Dinnison)이라는 광부를 소개했다.

고등학교 중퇴 후 바로 광부 일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한 해 무려 20만 호주달러, 우리 돈으로 1억 7000만 원이나 되는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호주에서는 광부들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어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의 2배에 가깝다.

게다가 직장의 안정성도 높기 때문에 호주에서 광부는 3D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꽤 인기있는 직종이 되었다.

 

이와 같이 '3D업종'이어서 근로자들이 기피하게 되면 노동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이를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을 만큼

임금이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용접공이나 배관공 같은 힘든 직업이 일반적인 사무직 근로자보다

훨씬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직장의 안정성과 연봉만 받쳐 준다면 광부나 용접공 같은 3D업종도 얼마든지 인기 직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청년들이 그렇게도 기피한다는 3D업종의 임금이 낮게 책정되어 있는 것일까?

한 해 수십만 명씩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가 그 이유 중 하나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3D 업종의 기업들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적절한 균형점까지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가 존재하는 한, 굳이 우리 청년들을 비싼 값에 고용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외국인 근로자들은 아무리 낮은 임금이라도 몇 년만 일해서 돈을 모아 고국에 돌아가면 꽤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꿈을 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외국인 근로자 수준의 저임금을 받게 되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 키우며 사는 기본적인 삶조차

영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차이를 도외시 한 채 '외국인 근로자들은 3D업종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몰려오는데, 정작 같은 일을 하려는

한국 청년은 찾을 수가 없다'며 우리 청년들을 나약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너무나 부당한 일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내세우며 비정규직의 임금을 거의 동결 시켜온 탓에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너무나 크게 벌어진 점도

청년 실업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 임금의 37%밖에 되지 않는다.

임금격차가 이만큼 벌어지면, 청년들은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30년을 일 하느니 차라리 대기업에서 12년 일하는 편이 더 많은 수입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더구나 '미생'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처럼, 아무리 능력을 발휘해도 비정규직으로 시작해서 정규직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졸업 후 취업이 안 된다고 곧바로 비정규직을 택하는 것보다 대기업 정규직에 계속

도전하는 편이 청년들에게 훨씬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당장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3D직종이나 비정규직이라도 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결국 젊었을 때부터 꿈과 희망은 모두 내던져 버리고 발전 가능성이 희박한 비루한 선택이라도 빨리 하라며 등을 떠미는 것과 같다.

왜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을 바꿔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우리 청년들에게 척박한 현실을 그저 받아들이라고만 강요하는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성장과 발전을 향한 꿈을 버린다면 대한민국의 꿈과 미래도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정치인들이나 경제 관료들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포기하고 현실의 고통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더 큰 꿈을 갖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부 발췌]

 

 

원글보기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50119060308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