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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다하는 주권자가 민주주의 지킨다 !

by 서랑 (瑞郞) 2015. 5. 7.

[시민의 힘2] 참평포럼 특별강연 통해 바라본 민주주의 위기와 대안

 

광화문 사거리가 차벽으로 꽉 막혔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 가리지 않고 물대포를 쏘아댑니다. 2015년 대한민국의 오늘입니다.

시계는 거꾸로, 권위주의 시대를 향하고 그만큼 민주주의는 멀어집니다.


[중략]

 

     ▲4월 18일 광화문 전경. 사진=세월호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 

 

8년 전,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6월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이하 참평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연설로 네티즌들은 ‘바보 노무현’에 이어 ‘盧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지요.
노 대통령은 이날 3시간 반 동안 경제, 복지, 안보 등 국정분야 전반에 걸쳐 참여정부가 일해 온 정책방향과 성과를 브리핑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시민들이 나아갈 길을 이야기합니다.

“민주주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민주주의가 성숙하면서 국민들은 점차 정치와 민주주의에 무관심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이른바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라고 합니다. … 사람들은 오로지 먹고사는 경제 문제에 매몰되고 개인의 취미생활이나

소시민의 행복에 매몰돼 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태평성대가 이루어졌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민주주의 위기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실제로 여론의 지배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여론은 언론이 지배하고, 언론은 시장을 지배하는 세력이 지배하는 것입니다.

지금 민주주의는 가치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치는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이지만 시장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시장이 우리 정치를 지배하게 됐을 때 가치의 위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이룰 만큼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노 대통령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위기가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월호 사건 후 1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침몰했다는 표현은 점점 더 적확하게 느껴집니다.

법치주의가 시민을 외면하고 배신하는 지금, 우리는 묻습니다. 시민들은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입니다.

참평포럼 강연의 다음 대목에 귀를 기울여 보시죠.

 

책임 다하는 주권자, 선택하는 시민
“대안이 무엇입니까? … (경제의 영역에 소비자주권운동이 있듯이) 정치의 영역에서는 역시 시민민주주의, 시민주권운동을 해야 하는 것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아무리 찾아보려고 노력을 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시민의 참여, 시민의 행동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민의 참여에 의한 참여 민주주의가 답이다, 일단 저는 그렇게 답을 내고 있습니다.
…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주권자로서 책임을 다합시다. 옛날에는 왕이 똑똑해야 나라가 편했습니다. 지금은 주권자가 똑똑해야

나라가 편하지 않겠습니까? 추종하는 시민에서 참여하는 시민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바꿉시다. 그리고 시민은 선택합니다.

선택을 잘하는 시민, 그래서 지도자를 만들고 지도자를 이끌고 가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 자,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갑시다.

지도자와 시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단위에서 많은 지도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지도자가 됩시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노 대통령이 찾은 단 하나의 해법은 이것입니다. 주권자의 책임을 다하는 시민, 지도자를 선택하고 이끄는 것을 넘어

스스로 지도자가 되는 시민들과 함께 시민주권운동을 정교하고 단단하게 발전시키는 것, 이를 통해 진보와 통합의 가치가 살아있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시민들은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 할까요? 노 대통령은 지도자가 갖출 덕목으로 정치력과 조직력, 판단력과 통찰력, 소신과 신념,

결단력과 행동력, 성실과 공정성, 헌신과 신뢰, 책임을 꼽았습니다.

읽어볼만한 내용이니 전문을 통해 확인하셔도 좋겠습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더 나옵니다.

“사람이 되어야 됩니다. 따듯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하고 가까운 우리에게만 따듯한 사람이 아니라 넓은 우리에게 따듯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데 그런 노력을 하는 자세라도, 때때로 되돌아보는 자세라도 우리가 가지고 자신을 다듬어 나가면

그래도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따듯한 사람은 분노가 있는 사람이지요.
사람이 되기에 앞서서 바보가 됩시다. 누가 바보냐? 이해관계를 셈할 줄 모르는 사람을 우리가 보통 바보라고 하거든요.

말귀는 잘 알아듣는데 손해나는 일을 부득부득 하는 사람, 이게 바보지요. 당장 가까이 눈앞을 보면 이익이 따로 있고 대의가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멀리 보면 대의가 이익입니다. 그래서 눈앞의 이익을 볼 줄 모르는 바보가 되자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손해나는 일만 계속합시다.

그렇게 사람을 모아 봅시다. 함께 토론도 하고 공부도 합시다. 그리고 스스로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합시다.”

 

진보,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만큼
서릿발 같은 독재정권의 위력에 맞서 학생과 노동자를 변호했던 노무현, 부패한 5공화국의 비리를 용감히 파헤친 청문회 스타 노무현,

3당 합당을 반대하고 지역주의와 싸우다 선거에서 4번을 지고 대통령이 된 노무현. 그가 시민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시민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너나없이 모두 사람이 되어, 멀리보고 행동하는 바보가 되어 새로운 민주주의를 이루자는 것이었습니다.

“당장은 이번 선거가 중요하겠지만 멀리 보면 우리 역사의 과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선거 과제가 어디로 가든 우리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기든 지든 역사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답은 하나입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 앞으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만큼 나라도 발전할 것입니다”

노무현은 없지만 노무현의 가치는 이렇듯 생생합니다. 희망과 도전의 역사는 아무도 대신 써줄 수 없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선택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전진하는 것, 6주기를 맞은 우리의 다짐입니다.

 

[참평포럼은...]

참여정부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올바른 이해를 위해 조직된 모임으로 2007년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강연, 홍보물 발간,

전국 순회 시민정책교실 개설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당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참평포럼을 가리켜 ‘참여정부가 끝까지 일할 수 있게 지켜주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http://www.knowhow.or.kr/rmhworld/bbs/view.php?pri_no=999496409&tn=t1&wdate=&gno=0&stype=0&search_word=&page=1